1인 가구 당뇨병환자의 자기관리 경험
Self-Management Experiences of Diabetic Patients in One-Person Household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Though the role of the family is important in diabetes management, the increase in one-person household is complicating this role. Therefore, we divided diabetes patients who lived alone with overall health vulnerability into age groups to understand their lives and seek educational methods that can help them. Young one-person household diabetes patients suffered greatly from anxiety and depression about the future, while patients who managed well accurately understood information about their health and tried to manage it on their own. Middle-aged one-person household diabetes patients who were men had greater difficulty preparing meals, while women had greater anxiety about worsening health, but they tried to improve their lifestyle habits to look after their health and become independent. Elderly one-person household diabetes patients had great difficulty living independently due to old age and needed help with diabetes care. This study aimed to understand the lives of one-person household diabetes patients and learn about their experiences with self-management. Based on this, diabetes educators should pay attention to the personal and environmental factors of patients and strive to provide customized education. They should also identify and connect to various resources available in the community.
서론
당뇨병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의 의지와 더불어 가족의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 가족이 당뇨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기반으로 환자의 약물복용, 식이요법,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지지자 및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환자의 혈당관리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수년간 당뇨병교육자들도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당뇨병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언급해왔다. 그러나 점차 가족의 구조와 역할이 크게 변화하게 되며 당뇨병교육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이 현저히 줄어들고, 환자의 자기관리에 있어 적극적인 가족의 역할에만 기대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수년간 우리 사회에서는 1인 가구(one-person house-hold)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1인 가구는 972만 4,256세대로 전체 가구의 41.0%로 조사되었으며, 1인 가구를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37.2%, 50대 이상을 포함하면 50% 이상이다. 1인 가구는 전 연령대에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연령대별 증가 이유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1].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는 경제적 독립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사고의 확대와 함께 비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증가, 그리고 취업난으로 인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일명 삼포세대가 등장하며 급증하였다. 중년 1인 가구는 비혼과 함께 중년 부부의 이혼율 증가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노인 1인 가구는 사별 및 자녀와의 분가로 인해 등장하였고, 청년 세대부터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만성질환율, 외래진료횟수, 입원율 등 신체 질병 유병률에 있어 다인 가구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고[2], 특히 우울이나 외로움, 자살사고 등과 같은 정신건강 측면에서 다인 가구보다 부정적인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3]. 또한 가족 내의 정서적 지원을 구하기 힘들어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 등을 소홀히 하고, 갑작스러운 질병 등 위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지원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4]. 이와 같이 1인 가구의 건강 취약성은 식생활이나 운동 등 건강습관, 사회지지 등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1인 가구 관련 연구결과는 대부분 사회적 여건과 문화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비자발적으로 홀로 살아가게 되는 경우라고 가정하고 취약한 환경에 있는 1인 가구 대상의 연구결과들이 부정적인 측면만 나타난 한계가 있어, 본 고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보고자 한다.
당뇨병교육자들이 임상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1인 가구는 성별, 연령대별, 상황별 특성이 매우 다양하여 일반화하기 어렵고 공통적인 내용으로 교육·상담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에 계속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당뇨병환자를 연령대별로 나누어 환자들의 특성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효과적인 자기관리 방법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하였으나 국내외 관련 연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한계가 있었다. 이에 누적된 임상 상담 경험의 사례들을 정리하여 효과적인 교육·상담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의의를 두고자 한다.
본론
청년과 중년, 그리고 노년의 기준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 고에서는 30대까지를 청년, 40∼64세까지를 중년, 그리고 65세 이상을 노년으로 구분하여 각 연령대별 1인 가구 당뇨병환자의 특성과 현실적인 자기관리 경험에 대해 탐색하고자 한다.
1. 청년 1인 당뇨병환자 가구
청년기는 20∼40세에 이르는 시기로, 대학진학, 취업, 병역, 이성교제, 결혼, 임신, 출산 등 삶에서 거쳐야 할 많은 과업을 수행하고 도전하게 된다[5]. 상대적 고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를 선택한 청년층은 운동과 문화생활, 여행 등을 즐기고 사교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소비와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체가 된다. 그렇지만 현 청년층 1인 가구는 임시직 및 일용직 비율, 그리고 실업률도 다인 가구에 비해 높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생활 일선에 뛰어들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경우가 많다[6].
생애주기에 따른 청년층의 특성상 적극적인 사회활동의 시기로 대인관계나 회사생활 등에서 건강관리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뇨병관리에 소홀하게 되어 장기간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위험성이 높다.
임상 상담 경험에 의하면, 청년 1인 가구 환자들은 당뇨병자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을 주로 적극적인 사회생활이나 경제활동의 제한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심리적 부담감이라고 강조한다. ‘(당뇨병인 것을) 누가 알게 될까 봐 마음이 불안함’, ‘(당뇨병 때문에) 힘든 일을 할 수가 없어 돈을 벌기가 어려움’, ‘지금 젊은데 (당뇨병이 오래되면 생길 것 같은) 합병증에 대한 불안함’, ‘(당뇨병 때문에) 못하는 것들이 많아서 점점 일상에 의욕이 없어짐’ 등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호소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갖고 있는 청년은 취업, 연애, 결혼, 출산 등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높고, 도전에 대해 무기력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5]는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또한 여성 1인 가구 환자들은 ‘범죄나 안전 등에 대한 불안감’ 등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는 편인데, ‘배달음식 자주 시켜먹다가도 여자 혼자 사는 거 알게 될까 봐 걱정’, ‘(저녁에 운동을 하려고 해도) 혼자 나가는 것이 위험해서 걱정’ 등의 내용이다.
반면에 청년 환자들 중에서도 1인 가구의 장점에 대해 잘 언급하며, 자기관리가 잘 유지되는 대상들도 많이 있다. ‘내 (당뇨)병에 대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 혼자 하는 것이 편함’, ‘나에게 맞는 식단과 운동을 찾아서 스스로 루틴을 유지하고 있음’, ‘가족의 도움 없이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특별히 어려움은 없음’이라고 하며 자기관리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을 표현하고 있다.
청년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은 앞으로 장기간 자기관리가 유지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부담감이 높고 이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반면에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기관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많았다. 이에 청년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을 위해 심리적 부담감과 불안감을 낮출 수 있도록 구조적인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 자기 주도적인 건강관리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2. 중년 1인 당뇨병환자 가구
중년기는 40∼65세로 직장에서 근무 이후 은퇴를 경험하고, 자녀들도 독립하여 사회 및 가정에서 역할 변화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이다. 점차 노화되면서 각종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당뇨병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중년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음주, 흡연, 우울, 자살사고 등 정신건강의 위험을 나타내며,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도 다수 갖고 있다[2,7]. 이들은 사회적 관계망에서도 취약하여 한국 장년층의 사회적 관계망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가입국 중 최하위로[8], 고독사 고위험군이기도 하다.
임상 상담 경험에 의하면 중년 남성 1인 가구 환자들은 특히 식이요법에 있어서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임을 토로한다. ‘음식을 많이 해본 적이 없어 조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 ‘(챙겨 줄 사람이 없어) 하루 3끼를 모두 먹기 어려움’, ‘혼자 먹는데 영양소를 따져 요리하기가 귀찮고 힘듦’을 호소하고 자주 끼니를 거르거나 간편조리 음식 등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는 관련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9]. 반면 중년 여성 1인 가구 환자들은 ‘건강악화에 대한 두려움’, ‘다른 만성질환으로 질병관리가 어려움’ 등에 대해 호소하는 편인데, ‘조금이라도 더 아플까 봐 늘 걱정됨’, ‘(골다공증, 관절질환 등으로 인해) 운동해야 되는데 걷기 어렵고 체력적으로 힘듦’ 등의 내용이다.
반면 중년 1인 가구 환자들 중에서 높은 자기관리 의지를 보이는 환자들은 ‘(당뇨 때문에) 식단과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주변인들과도 서로 이야기 나눔’, ‘(혼자 사니) 더 늙고 아프기 전에 건강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함’, ‘(오랫동안 해왔던) 술과 담배를 멀리하게 됨’을 언급하며 친구나 주변의 지인과도 당뇨병관리 방법에 대해 소통하고 있었다. 또한 혼자 생활하는 중에 건강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꼈다고 하며,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좋지 않았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중년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은 식사 준비나 건강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반면에 홀로서기를 위해서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고 생활습관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중년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을 위해 당뇨병 이외 다른 만성질환들도 함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를 통해 또래 집단이나 지역기반 멘토-멘티 양성 등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여 함께 당뇨병자기관리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3. 노인 1인 당뇨병환자 가구
노년기는 65세부터 사망까지의 기간으로, 이 시기에는 퇴직, 배우자의 죽음, 친구의 죽음과 함께 사회적 관계가 위축된다. 소득활동의 중단으로 경제적으로 위축되고 인지능력 등이 감퇴되어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 1인 가구의 경우는 높은 보건 의료비 지출, 돌봄으로부터의 방치, 사회적 고립 위험 등을 나타내는데, 상당수 독거노인은 경제적 빈곤 상태이며 이는 노인의 우울과 외로움을 심화시키고 있다[10].
또한 노인당뇨병 환자는 조기사망, 기능장애, 동반질환(고혈압, 뇌졸중, 만성심장병)의 확률이 당뇨병이 없는 노인에 비하여 높으며, 다약제복용, 우울, 인지장애, 요실금, 낙상으로 인한 손상, 지속적 통증과 같은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의 위험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11].
임상 상담 경험에 의하면 노인 1인 가구 환자들은 ‘약도 먹고 진료도 가야 되는데 자꾸 잊어버리고 체력이 안 됨’, ‘챙겨줄 사람 하나 없어서 막막함’ 등을 호소한다. 이는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당뇨병 환자들의 자기관리 방해요인 중 하나인 ‘당뇨병자기관리를 도와주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없어서’였다는 것[12]과 동일한 맥락이다. 특히 고령의 노인 환자들은 ‘끼니를 자주 거름’, ‘혼자서는 당뇨병관리가 거의 안 됨’을 호소하여 활용 가능한 자원들에 대한 문의가 있다. 반면 현재는 신체와 인지기능이 좋은 1인 가구 노인 환자들은 ‘지금은 잘하고 있어 괜찮지만, 앞으로가 걱정임’, ‘급할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음’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노인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은 신체, 인지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적극적인 당뇨병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경우 취약한 독거 노인세대를 위한 반찬배달 서비스 또는 보건소 방문간호사의 당뇨병관리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혈당관리가 잘 되지 않거나 합병증이 진행되어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 요양병원 등으로의 입원 등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은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독려하기보다는 돌봄이나 일상생활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력적 지원을 다양화하여 환자별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
본 고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의 효과적인 당뇨병 상담을 위해 환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자기관리 경험을 알아보는 데 의의를 두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언을 다음과 같이 하고자 한다.
첫째, 임상 실천 현장에서 당뇨병교육자들은 환자의 개인, 환경적 요인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인 가구의 삶으로 인해 당뇨병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고, 당뇨병자기관리도 어려울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1인 가구 당뇨병환자들이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당뇨병자기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 될 수 있다.
둘째, 지역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자원들을 파악해 연계해야 한다. 최근 들어 급증하는 1인 가구를 위한 지원제도가 확대되고 있으며, 지자체별로 1인 가구 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1인 가구 지원제도를 소개하는 ‘서울 1인 가구 포털: 씽글벙글 서울’은 1인 가구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맞춤, 융합, 공감이라는 3대 원칙 아래, 4대 분야(건강ㆍ범죄ㆍ고립ㆍ주거) 안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건강과 관련해서는 대사증후군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 중장년 1인 가구 행복한 한끼 나눔, 2050 청·장년 마음 안아주기, 바른 식생활관리 프로그램, 독거 치매어르신 사회활동지원 ‘장보고’, 1인 가구 병원안심동행서비스, 1인 가구 혈압·혈당계 대여서비스 등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자체별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자원 연계를 통해 환자들의 당뇨병관리에 더 높은 관심과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흐름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환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는 당뇨병교육자와 함께하는 자기관리교육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내용으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