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당뇨병은 단일 질환이 아닌 이질적인 증후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Ahlqvist 등[1]이 임상 변수 기반 군집분석을 통해 5개의 하위 유형을 제시한 이후,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혈당 악화 속도, 합병증 위험, 치료 반응이 하위 유형별로 상이하다는 결과가 재현되었다[2-4]. 그러나 임상 표현형만으로는 질환의 생물학적 기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고, 특히 인종 간 병태생리 차이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하위 유형 분류의 접근은 유전체, 다중 오믹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데이터 통합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각 접근은 고유한 강점과 함께 구조적 한계를 지니며, 특히 유럽계 인구집단을 중심으로 구축된 모델과 데이터를 아시아 인구집단에 적용할 때 예측력의 저하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2형당뇨병의 이질성 극복을 위한 임상 표현형, 유전체, 다중 오믹스, AI와 머신러닝 기반의 접근 방법을 정리하고, 이들의 통합을 통한 정밀 당뇨병 의료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과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본론
1. 임상 표현형 기반 당뇨병 유형 분류
2형당뇨병은 오랫동안 단일 질환으로 취급되어 왔으나 동일한 당화혈색소 수준에서도 합병증 발생 양상이 현저히 다르다는 임상적 관찰이 축적되면서 질환 내 이질성(heterogenei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계기는 Ahlqvist 등[1]이 스웨덴 ANDIS (All New Diabetics in Scania) 코호트 8,980명을 대상으로 항GAD 항체(anti-glutamic acid decarboxylase antibody), 진단 연령, 체질량지수, 당화혈색소, HOMA2베타세포기능, HOMA2인슐린저항성의 6가지 변수를 이용하여 당뇨병을 5개 클러스터로 분류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도출된 SAID (severe autoimmune diabetes, 중증 자가면역 당뇨병), SIDD (severe insulin-deficient diabetes, 중증 인슐린분비 결핍 당뇨병), SIRD (severe insulin-resistant diabetes, 중증 인슐린저항성 당뇨병), MOD (mild obesity-related diabetes, 경도 비만 관련 당뇨병), MARD (mild age-related diabetes, 경도 연령 관련 당뇨병)의 5개 유형은 각각 고유한 합병증 위험 프로파일을 보였다. SIDD는 당뇨병망막병증, SIRD는 당뇨병신장병증 및 지방간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MARD는 가장 양호한 예후를 나타냈다. 이 클러스터 모델은 ADOPT, UKPDS 등 대규모 임상시험 데이터에서 재현되었고,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코호트에서도 검증되었다[2,3]. 이 모델의 주요 강점은 임상 현장에서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수만으로 의미 있는 환자 계층화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복잡한 오믹스 데이터나 고가의 검사 없이도 유형별 합병증 위험도의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진료 현장에서의 구현 가능성(implementability)이 높은 분류 체계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여러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유형 분류의 궁극적 가치는 합병증 예측과 치료 전략의 차별화에 있는데, 5개 클러스터 분류가 개별 임상 변수(당화혈색소, 체질량지수, 추정사구체여과율 등)를 연속형으로 활용한 예측 모델 대비 추가적 예측력 향상이 제한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되었다[4]. 이는 6개 연속형 변수를 범주형 클러스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손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당뇨병은 진행성 질환인 데 비해 이 모델은 진단 시점의 단면 데이터로 유형을 고정하는 정적 분류 체계이다. 종단 연구에서 진단 후 수년 시점에 클러스터 소속이 변경되는 환자가 상당 비율 존재하나, 하위 분류의 시간적 변동을 추적하기 위한 종단 데이터 구축은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현실적 장벽이 크다. 셋째, Ahlqvist 모델은 스웨덴 유럽계 백인 인구에서 도출되었으며 아시아인에서는 클러스터 분포 자체가 상이하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체질량지수에서 당뇨병이 발생하고 인슐린분비 결함이 인슐린저항성보다 우세한 경향을 보여, 서양인 기반 분류 체계의 직접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5].
이러한 한계들은 임상 표현형을 넘어 유전적 기전 수준에서의 당뇨병 유형 분류 필요성을 뒷받침하며, 복잡한 다차원 데이터로부터 임상적으로 실행 가능한 생물표지자(bio-marker)를 도출하는 도구로서 AI의 역할이 요구된다.
2. 유전체 기반 유형 분류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와 다인종 메타분석의 발전으로 2형당뇨병의 유전적 지형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DIAMANTE 및 Million Veteran Program을 포함한 다인종 메타분석에서 568개의 연관 신호와 318개의 신규 유전 좌위가 확인된 데 이어[6], 최근 T2DGGI 컨소시엄은 2,535,601명(비유럽계 39.7%)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1,289개의 독립 연관 신호와 611개 유전 좌위(신규 145개)를 확인하였다[7]. 그러나 개별 변이의 효과 크기는 매우 작아 단일 변이 수준에서의 유형 분류는 불가능하며, 다수의 유전 변이를 병태생리 경로별로 묶어 분석하는 접근이 시도되었다. Udler 등[8]이 Bayesian non-negative matrix factorization을 이용하여 최초로 5개 유전적 클러스터(베타세포기능 관련 2개, 인슐린저항성, 비만 매개, 지방이영양증 유사형)를 도출한 이래, 최근 다인종 대규모 연구에서 8∼12개의 유전적 클러스터로 확장되었다[7,9]. 이들 클러스터는 췌장소도, 지방세포, 내피세포, 장내분비세포 등 세포유형 특이적 개방 크로마틴 영역에 차등적으로 농축됨이 단일세포 후성유전체 분석으로 입증되어, 유전적 유형 분류의 생물학적 타당성이 세포 수준에서 뒷받침되었다[7]. 특히 지방이영양증 관련 클러스터의 다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가 동아시아인에서 유의하게 높은 분포를 보여, 동아시아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체질량지수에서 2형당뇨병에 취약한 현상을 유전적 수준에서 부분적으로 설명하는 근거가 제시되었다[9]. 나아가 클러스터별 분할 다유전자위험점수(partitioned PRS)가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말기 당뇨병신장병증 등 혈관 합병증과 다인종에서 유의하게 연관됨이 확인되어 유전 정보를 활용한 합병증 조기 예측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7].
그러나 유전체 기반 분류를 한국인에 적용하는 데에는 중요한 과제가 존재한다. 현재까지의 대규모 GWAS는 주로 유럽계 인구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이로부터 구축된 PRS 를 한국인에게 직접 적용할 경우 예측력이 유의하게 감소한다[10]. 동아시아인에서는 PAX4, KCNQ1, SLC30A8 등에서 인종 특이적 효과 크기 차이가 보고되어 있어, 한국인 특화 PRS 개발과 대규모 참조 유전체 데이터 구축이 요구된다[11].
한편, GWAS에서 확인된 공통 변이로 설명되는 2형당뇨병의 유전율은 전체 유전율의 일부에 불과하며 희귀 변이, 유전자-환경 상호작용, 후성유전적 변화 등이 나머지를 설명할 것으로 추정된다[12]. 이는 유전체 단독 접근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유전체를 포함한 다중 오믹스 층위의 통합 분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3. 다중 오믹스 통합 유형 분류
유전체(DNA), 전사체(RNA), 단백체(protein), 대사체(metabolite)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정보 흐름에서 각 층위는 서로 다른 시간적 스케일과 환경 반응성을 반영한다. 유전체가 고정된 선천적 소인을 나타내는 반면, 전사체와 후성유전체는 유전-환경 상호작용을, 대사체는 현재 대사 상태의 동적 스냅샷을 제공한다. 따라서 단일 오믹스로 포착할 수 없는 유형 간 차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중 오믹스 통합 분석이 필수적이다.
개별 오믹스 층위에서의 성과를 살펴보면, 대사체 연구에서는 가지사슬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 BCAA)과 방향족 아미노산이 인슐린저항성 유형과 강한 연관을 보이며, 세라마이드(ceramide) 등의 지질종이 심혈관합병증 위험과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3]. 전사체 수준에서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췌장 베타세포 내에서도 기능적으로 구별되는 하위 집단이 존재함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러한 세포 수준의 이질성이 인슐린분비 결함 유형과 인슐린저항성 유형 간의 전사체 차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목받고 있다[14]. 후성유전체 영역에서는 DNA 메틸화 패턴이 환경 노출과 유전적 소인의 교차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Ahlqvist 유형별로 후성유전체 패턴이 유의하게 다르고 이것이 향후 합병증 발생과 연관됨이 보고되었다[15]. 장내 미생물체 역시 미생물 다양성 및 대사산물이 인슐린저항성과 당뇨병 유형에 연관된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16].
이러한 다층적 데이터의 통합을 위해 MOFA (Multi-Omics Factor Analysis), SNF (Similarity Network Fusion), 딥러닝 기반 Multi-modal Variational Autoencoder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적용되고 있다[17]. 대표적으로 IMI (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의 DIRECT (DIabetes REsearCh for patient straTification) 컨소시엄은 유전체, 대사체, 임상 데이터를 통합하여 당뇨병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 예측 모델을 구축하였으며, Wagner 등[18]은 클러스터 기반 당뇨병전단계 유형 분류를 통해 생활습관 중재에 대한 반응이 유형별로 유의하게 다름을 입증하였다. 이는 유형 분류가 단순한 학술적 분류를 넘어 치료 반응 예측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근거이다.
그러나 다중 오믹스 통합 접근에도 현실적 과제가 존재한다. 다중 오믹스 데이터를 동시에 보유한 대규모 코호트가 제한적이며, 오믹스 간 측정 시점 불일치와 데이터 차원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통계적 보정 문제가 주요 장벽이다. 특히 연구 단계의 고차원 오믹스 데이터를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간결한 생물표지자 패널로 전환하는 중개적 격차의 해소가 핵심 과제이다. 결국 임상 표현형에서 유전체, 다중 오믹스 통합으로 발전해 온 당뇨병 유형 분류는 각 단계의 고유한 한계로 인해, 고차원 데이터의 패턴 인식과 차원 축소에 강점을 가진 AI와 머신러닝의 역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4.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데이터 통합 및 예측 모델
당뇨병 유형 분류가 임상 표현형에서 유전체, 다중 오믹스로 확장되면서 데이터의 차원과 복잡성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러한 고차원 다층적 데이터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패턴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AI와 머신러닝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합병증 예측 영역에서 머신러닝은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 예측 모델인 UKPDS Risk Engine이나 죽상경화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위험도 계산기가 제한된 수의 선형 변수에 의존하는 반면, Random Forest, XGBoost 등 앙상블 모델은 변수 간 비선형 상호작용을 포착하여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여주었다[19]. 나아가 LSTM (long short-term memory), Transformer 등 딥러닝 기반 모델은 시계열 임상 데이터의 시간적 패턴을 학습하여 합병증 발생의 동적 위험도를 추정하는 데 강점을 보이며[20], DeepSurv, DeepHit 등 생존 분석 특화 모델은 시간-사건 데이터에 최적화되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연속혈당측정(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데이터에 자기지도학습을 적용한 파운데이션 모델(GluFormer)이 개발되어 다양한 외부 코호트에서 기존 당화혈색소 및 CGM 파생 지표를 능가하는 장기 합병증 예측 성능을 보였다[21]. 이는 개별 데이터 유형(data modality) 수준에서도 대규모 사전 학습이 예측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며, CGM 기반 표현이 유전체 및 다중 오믹스 정보와 통합될 때 정밀 합병증 예측의 성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클러스터별 분할 PRS가 혈관 합병증과 유의하게 연관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유전 정보를 기존 임상 변수 기반 머신러닝 모델에 추가하였을 때 예측 성능이 유의하게 향상됨이 보고되고 있다[22].
이러한 예측 모델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전체, 임상, 영상 등 이질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다중 데이터 융합(multimodal fusion) 전략이 핵심적이다.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접근은 각 데이터 유형에서 중간 표현을 추출한 후 통합하는 방식으로, attention mechanism을 통해 특정 예측에 어떤 데이터 층위가 더 중요한지를 자동으로 학습할 수 있다[23]. Graph Neural Network는 환자-유전자-질환 간의 생물학적 관계를 네트워크 구조로 반영하며, Multi-modal Transformer는 각 데이터 유형을 토큰으로 처리하여 cross-attention으로 통합하는 최신 접근법이다. 당뇨병 분야에서는 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전체와 전자건강기록 임상 변수를 딥러닝 모델로 통합한 결과, 임상 변수 단독 모델 대비 당뇨병신장병증 및 심혈관합병증 예측에서 유의한 성능 향상이 보고된 바 있다[24]. 그러나 수백만 변이의 유전체와 수십 개의 임상 변수 간의 차원 불균형, 모든 환자에 대해 모든 오믹스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결측 데이터 유형(missing modality) 문제, 그리고 고정형 유전체와 시간변동형 임상 데이터 간의 시간축 불일치 등 기술적 과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AI 예측 모델이 임상에서 채택되기 위해서는 설명 가능성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SHAP (SHapley Additive exPlanations)는 각 변수의 예측 기여도를 개별 환자 수준에서 정량화하며, attention visualization은 모델이 어떤 입력 요소에 주목했는지를 시각화하여 블랙박스 모델의 임상적 해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25].
한편, AI 모델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규모와 다양성에 비례하지만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의해 기관 간 공유가 제한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시 데이터는 각 기관에 보존하면서 모델 파라미터만 공유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이 주목 받고 있으며, 합성 데이터 생성, 차등 프라이버시(differential privacy) 등 보완 기법과 함께 다기관 AI 모델 개발의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26]. 특히 유전체 데이터는 개인 재식별 위험이 높아 연합학습 환경에서도 gradient inversion attack 등 추가적 보안 위협이 존재하므로, 유전체ㆍ임상 통합 모델 개발에서는 프라이버시 보존 기법의 적용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
5. 합병증 예측과 맞춤 치료를 위한 AI 방법론의 임상적 적용
AI 기반 유전체ㆍ임상 데이터 통합 방법론이 임상적 가치를 발휘하는 대표적 영역은 합병증 조기 예측과 유형 기반 맞춤 치료이다. 당뇨병관리의 전 주기에 걸쳐 AI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27] 특히 합병증 예측에서 유전체 정보의 통합은 기존 모델을 의미 있게 개선하고 있다. 당뇨병망막병증 영역에서는 안저 영상 딥러닝 모델이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으며, 여기에 망막병증 관련 분할 PRS를 통합하면 고위험 환자의 조기 선별 정확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신장병증에서도 추정사구체여과율 궤적 예측과 유전적 소인(APOL1 등)의 통합을 통해 말기신장병 진행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28]. 심혈관합병증 영역에서는 Chen 등[29]이 UK Biobank의 약 2,000개 예측 변수와 복수의 PRS를 meta-prediction framework로 통합하여 10년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 예측에서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 0.84를 달성하였으며, All of Us 코호트 외부 검증에서도 AUC 0.81로 기존 임상 위험점수를 능가하였다. 특히 이 연구는 유전적 위험도에 따라 표준 임상 중재의 위험 감소 효과가 달라짐을 보여, 예측을 넘어 유전적 배경에 따른 개인맞춤형 예방 전략의 근거를 제시하였다.
합병증 예측과 더불어, 유형 분류는 맞춤 치료 전략 수립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Ahlqvist 분류에서 SIRD 유형은 싸이아졸리딘다이온에 대한 반응이 우수하고, SIDD 유형은 조기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었다[4]. 심혈관 영역에서 유전적 위험도에 따라 중재 효과가 달라진다는 근거를 고려하면[29], 당뇨병에서도 유형별 약물 반응 차이에 약물유전체(pharmacogenomics) 정보를 통합하여 개인 수준의 최적 약물 선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러한 예측 모델과 치료 전략이 실제 임상에서 실행되기 위해서는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으로의 통합이 필수적이다. 실시간 위험도 알림과 유형 기반 치료 권고를 진료 과정에 통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며, 입원 환자 대상 AI 기반 혈당 관리 프로토콜에서 유의한 임상 결과 개선이 보고된 바 있다[30].
그러나 이상의 성과는 대부분 유럽 및 북미 코호트에서 도출된 것이며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집단에서의 검증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한국인 당뇨병은 비비만형 비율이 높고 베타세포 기능 저하가 주된 병태생리로 작용하는 등 서구와 다른 특성을 보이므로 서구 기반 유형 분류와 예측 모델의 직접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rean Genome and Epidemiology Study, KoGES) 유전체 데이터, 병원 기반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linical Data Warehouse, CDW) 등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나 이들 자원을 연계하여 한국인 특이적 유형-합병증 연관을 검증하고 유전체ㆍ임상 통합 예측 모델을 개발ㆍ전향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가 남아 있다.
결론
AI 기반 유전체ㆍ임상 통합 모델의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현재 대부분의 PRS와 통합 예측 모델은 유럽계 인구집단에서 개발되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에서의 예측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종 간 유전 데이터의 이전 가능성 확보가 필요하다[31]. 둘째, 유전체 데이터의 높은 개인 재식별 위험성과 알고리즘 편향으로 인한 건강 불평등 심화 가능성은 윤리적ㆍ규제적 측면에서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며,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AI 의료기기 인허가에서 설명 가능성과 공정성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27]. 이와 함께, 단일 기관에서 개발된 모델의 다기관 외부 검증과 전향적 검증 체계의 확립도 요구된다.
한국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유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 바이오빅데이터 파일럿 사업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 국민 의료이용 데이터, KoGES 유전체 자료, 병원 기반 CDW 네트워크는 대규모 다기관 검증 인프라로서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한국인 데이터로 개발되고 검증된 Reti-CVD와 같이 AI 기반 영상 생물표지자가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임상에 도입된 사례가 있어[32], 이러한 기존 플랫폼에 유전체 정보를 통합하는 것이 차세대 정밀 합병증 예측의 유망한 방향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인 특이적 유전체ㆍ임상 통합 예측 모델의 개발과 전향적 검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연계 체계와 규제 기반의 정비가 동시에 이루어질 때, AI 기반 정밀 당뇨병관리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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