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Diabetes > Volume 23(4); 2022 > Article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병태생리와 치료

Abstract

Diabetic neuropathy is the most common chronic complication of both type 1 and type 2 diabetes mellitus.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DPN), especially, distal symmetric polyneuropathy is the most common form of diabetic neuropathy. Pathogenesis of the DPN is associated with glycemic dysregulation, which results in activation of polyol, aldose reductase, hexosamine, and protein kinase C pathway and leads to downstream inflammation, generation of reactive oxygen species, and decreased blood flow to peripheral nerves. Furthermore, metabolic syndrome components such as obesity, insulin resistance, and dyslipidemia result in mitochondrial dysfunction and endoplasmic reticulum stress, eventually contributing to axonal failure and apoptosis of nerve cells. Despite its high prevalence, DPN is still underdiagnosed. Among DPN symptoms, neuropathic pain is challenging to manage, resulting in increased risk of associated problems such as sleep disturbance, reduced quality of life, and socioeconomic consequences. Therefore, early diagnosis and active multidisciplinary treatment of DPN is needed.

서론

당뇨병신경병증은 당뇨병의 가장 흔한 만성합병증으로 그 유병률이 30~50%로 보고되고 있다[1,2]. 또한 젊은 당뇨병전단계에 있는 환자에서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어 당뇨병환자가 평생 당뇨병신경병증에 이환될 확률은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5]. 따라서 대한당뇨병학회 및 미국당뇨병학회와 같은 주요 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당뇨병신경병증에 대해 1형당뇨병 환자는 진단 5년 후, 2형당뇨병 환자는 진단 시부터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매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6,7].
당뇨병신경병증의 대표적인 것으로 말초신경병증, 자율신경병증, 단일신경병증 등이 있으며, 이 중 가장 흔한 유형이 말초신경병증이다.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은 화끈거림, 손발저림, 이상감각, 감각저하 및 소실 등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초기에 원위부 발통증과 온도감수성 변화의 증상으로 시작하여 발 감각마비와 고유감각 소실로 진행하게 된다. 이후 모든 신경섬유가 소실될 경우 무감각 발로 진행하고 끝내 궤양과 낙상 및 하지의 절단에까지 이르게 되어 치명적인 삶의 질 소실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감각 소실에 이르기 전 조절되지 않는 통증으로 인한 삶의 질 감소가 가장 큰 문제이다. 통증으로 인해 수면장애, 의료비 상승, 일상생활과 직장에서의 업무능력 저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저하가 유발되므로, 통증을 조절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회복하고 사회ㆍ경제적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8-10].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전형적인 증상을 확인하는 것 이외에 발 모양이나 궤양 유무 등에 대한 진찰, 선별설문조사, 진동감각검사, 10 g 모노필라멘트검사, 발목반사검사, 온도감각검사, 바늘찌름검사와 필요 시 전기생리검사 등을 활용한다[11].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여러 방법들이 연구되고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러울 만큼 충분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이번 지면에서는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적절한 관리를 위해 중요한 말초신경병증의 병태생리와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병태생리

당뇨병신경병증은 특징적으로 말초신경에 호발하는데, 이는 말초신경계의 축삭 길이가 종종 90 cm 이상(지지하는 세포체의 20,000배 이상)에 달하는 해부학적 특징에 기인한다[12]. 말초신경계의 감각신경세포는 크게 소섬유/대섬유, 유수/무수신경세포로 나뉘는데, 가장 얇은 C-섬유는 무수신경으로 통증감각을, 가는 유수신경세포인 Aδ세포는 접촉과 압력, 온도감각을, 다양한 굵기의 유수신경세포인 Aβ와 Aα섬유는 진동과 위치감각 정보를 전달한다. 슈반세포로 이루어진 수초는 유수신경섬유의 축삭을 단단히 감싸고 신속한 신경전달을 가능하게 하며 독성 물질로부터 대신경섬유의 손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12]. 따라서 환자는 초기에 C-섬유의 손상이나 소실이 동반된 발에 동통, 화끈거림, 찌르는 느낌과 같은 이상감각으로 증상이 시작되고 이어서 대신경섬유의 탈수초/재수초 과정을 거쳐 결국 대신경섬유의 축삭이 소실되면 먹먹함과 고유감각 소실이 나타나며 점차 말초에서 상부로 진행하게 된다. 이렇듯 축삭의 소실과 함께 증상이 순차적으로 말초에서 근위부로 진행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당뇨병신경병증의 전형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13].

1. 고혈당

고혈당 상태에서는 폴리올 경로의 유입 증가로 인하여 알도스환원효소가 과도한 포도당을 솔비톨로 전환시킨다. 이에 따른 일련의 과정으로 adenosine triphosphate (ATP) 고갈, NADPH (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감소, 반응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성 증가가 유발되고 궁극적으로는 신경기능 손상으로 이어진다[11,14]. 또한 혈당은 헥소사민 경로(hexosamine pathway)를 통해 염증 유발 물질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디아실글리세롤 축적을 유발하여 단백질인산화효소C (protein kinase C, PKC)를 활성화시킨다. PKC가 활성화되면 인슐린저항성이 악화되고 성장인자를 파괴하며 궁극적으로 신경 혈관의 수축을 유발하게 된다[14,15].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AGEs)은 고혈당으로 인해 생성이 증가되는 부산물 중 하나로, 최종당화산물 또는 AGEs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하위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ROS를 축적시키며 궁극적으로는 말초신경의 혈류를 감소시킨다[14,15]. 고혈당으로 인한 신경병증 발생을 억제해 보고자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많은 실패가 있어왔고, 최근 시행된 임상연구에서는 혈당조절만으로는 2형당뇨병 환자의 신경병증을 예방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제안하게 되었다[16].

2. 대사증후군

2형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조절 단독으로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대사증후군이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축적되었다[17-19]. 허리둘레나 체질량지수를 이용해 평가한 비만과 신경병증의 발생위험이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고혈당,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 동반 개수가 많을수록 신경병증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20,21]. 대사증후군 인자들로 인한 과도한 유리지방산 생성은 ROS 및 염증을 증가시키고 대식세포를 활성화한다. 아세틸CoA의 생성 증가로 아세틸카니틴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신경섬유 및 슈반세포에 독성을 유발하고, ATP 고갈,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 산화스트레스 유발과 같은 변화를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산화된 저밀도지단백은 AGE 수용체 등과 결합하며 신경의 DNA를 손상시키고 세포자멸사를 유발한다[11,22].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신경세포의 전장에 걸쳐 에너지 전달 체계에 장애가 발생하는 전신경 생물에너지학 (whole-nerve bioenergetics)적 관점을 당뇨병신경병증의 병태생리 중 하나로 보는 새로운 관점이 대두되었다[23].

3. 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는 포도당과 지질을 이용해 ATP를 생성하는 에너지 생성 기관으로 말초신경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세포체에서 생성되어 축삭을 통해 전달된다. 정상적으로 포도당과 지질은 최종적으로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운반사슬로 전달되어 산화인산화 반응을 통해 ATP와 소량의 ROS를 부산물로 생성하도록 매우 정교하게 조절되는 물질이다. 그런데 고혈당 환경에서는 당과 지질을 분해하는 정상 경로가 작동하지 않고 전자운반사슬로 전자가 과도하게 전달되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고 ATP 생성 감소, 미토콘드리아 운반 장애, ROS 축적, 염증 유발, 소포체스트레스, 신경의 세포자멸사 및 축삭부전이 유발된다[24,25]. 고혈당을 포함한 대사증후군의 여러 구성인자부터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축삭부전까지, 병태생리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Fig. 1에 정리하였다. 기능이 감소한 미토콘드리아는 축삭을 따라 이동하는 기능도 떨어지므로 신경세포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 즉 발이 가장 많이 손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슈반세포는 에너지가 고갈된 신경섬유의 축삭에 일부 에너지원과 미토콘드리아를 제공하고 독성물질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반면[26], 작은 무수신경세포는 이러한 보호효과가 없기에 큰 유수신경에 비해 손상에 취약하게 되고, 이것으로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초기 증상으로 통증과 이상감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Fig. 1.
Chain of events underlying the pathophysiology of diabetic neuropathy. Adapted from the book of Pop-Busui et al. (Diagnosis and treatment of painful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7]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NoDerivs 3.0 Unported (CC BY-NC-ND 3.0)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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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1. 혈당 및 위험인자 조절

혈당조절은 당뇨병신경병증 예방 및 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만성적인 고혈당은 당뇨병신경병증의 주된 발병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연구에서 안정적인 혈당조절을 통해 VAS (visual analog scale)로 측정한 통증 점수 경감을 확인하거나[27]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변동성과 통증 동반 말초신경병증의 연관성을 확인한 바가 있어[28]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혈당조절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29].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1형당뇨병에서 말초신경병증과 심혈관자율신경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지연시키고, 2형당뇨병에서 말초신경병증과 심혈관자율신경병증의 발생과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철저한 혈당조절을 권고하고 있다[6].
체중조절은 대사증후군 관점에서 당뇨병말초신경병증 치료에 매력적인 방법이다[30]. 운동은 혈당이나 체중조절과 관계없이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발생과 예방을 늦추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1,32]. GLP-1 (glucagon-like peptide-1)수용체작용제나 SGLT2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억제제가 당뇨병 동물모델에서 신경병증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스타틴이나 다른 지질강하제의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효과는 확실하지 않으나, 대사증후군이 당뇨병말초신경병증 발생의 중요한 인자로 대두되면서 지질 관리 또한 당뇨병신경병증의 잠재적인 치료 목표로 보는 움직임이 있다. 초기 몇몇의 보고에서 스타틴 치료가 신경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이나 메타분석에서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만 환자에서 대사수술의 신경병증에 대한 효과가 보고되었고, 이는 혈중 중성지방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33,34]. 향후 강력한 지질강하 치료와 당뇨병신경병증 증상 경감 또는 신경세포 재생과의 연관성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 병인 치료

당뇨병말초신경병증에 대한 통상적인 치료약제는 효능과 통증 경감 효과에 한계가 있어 충족되지 않은 요구가 남아 있으며, 이에 산화스트레스라는 병인을 고려하여 항산화제를 병인치료제로 사용한다. 알파리포산은 당뇨병말초신경병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로, 알파리포산이 말초신경병증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여러 임상연구와 메타분석을 통해 보고된 바가 있다[35]. 감마리놀렌산 또한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고 감마리놀렌산의 효과가 알파리포산의 효과에 열등하지 않다는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연구도 있었다[36]. Benfotiamine, vitamin B12, vitamin D, vitamin E, acetyl-L-carnitine, magnesium 등도 당뇨병말초신경병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들이다[37].

3. 증상 치료

신경병성통증이 있는 경우 통증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증상조절 약물치료를 해야 하며, 현재 당뇨병신경병증의 치료로써 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의 통증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제에는 항경련제인 프리가발린(pregabalin)과 가바펜틴(gabapentin),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인 둘록세틴(duloxetine), 삼환계항우울제인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과 nortriptyline이 있으며 초기 용량부터 서서히 증량하여 사용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서로 다른 약물로 변경하여 사용해 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편제제는 최근 그 사용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7,38-40]. 프리가발린은 칼슘채널 α2-δ 리간드이며 통증성 말초신경병증에 광범위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고, 효과도 입증되었다. 둘록세틴은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이며, 무작위대조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었고, 프리가발린이나 가바펜틴과의 비교연구에서 유사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41]. 캡사이신(capsaicin)은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1 수용체작용제로 8% 캡사이신 패치가 무작위대조시험 및 메타분석에서 통증성 말초신경병증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41,42].
최근에 시도되는 치료법으로 경피전기신경자극, 척수자극, 경두자기자극과 같은 에너지 또는 신경자극법, 척추감압술과 같은 감압수술법, 나노파티클을 이용해 특정 부위에 폴리머나 유전자, 지질 등을 전달하는 나노기술치료 등이 있다.

4. 병용치료

통증성 말초신경병증의 종류 및 임상양상이 다양하고, 환자 개인별로 약제에 대한 효과가 동일하지 않으며, 각 약제의 부작용 위험 또한 높기 때문에 병용치료는 필수적이다[15,37,43]. 병용치료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진료지침 당뇨병말초신경병증 치료를 Fig. 2에 소개하였다[6].
Fig. 2.
Treatment of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Adapted from the guideline of Korean Diabetes Association (2021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diabetes) [6] with original copyright holder's p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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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은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단이 되지 않고 있다. 말초신경병증의 병인과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병의 경과를 뚜렷하게 개선할 수 있는 약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어 있지 않다.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통증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당뇨병환자의 삶의 질을 저해한다. 따라서 조기에 개별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다양한 치료법을 병용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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