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Diabetes > Volume 21(2); 2020 > Article
임신성 당뇨병의 심혈관계 위험도

Abstract

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GDM) not only increases perinatal complications, but also increases lifetime risk of type 2 diabetes. Recently, many studies have shown that women with GDM also have an increase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CVD). The risk of preeclampsia, hypertension, dyslipidemia, metabolic syndrome, atherosclerosis, and CVDs were elevated in women with GDM compared with in those without GDM. Although it was not confirmed whether the management of GDM could reduce the development of CVDs, it is important to identify and manage CVDs in women with GDM.

서론

임신성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임신 연령이 높아지고 있으며 Hyperglycemia and Adverse Pregnancy Outcome (HAPO) 연구 이후 1단계 진단법이 임신성 당뇨병 진단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임신성 당뇨병은 전체 임신부의 10∼2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2].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부에서 임신성 고혈압, 분만 시 손상, 난산 등의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고,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골절 및 신경 손상 등의 주산기 합병증을 유발한다[2]. 출산 후에는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7배 가량 증가하므로 임신성 당뇨병 과거력은 당뇨병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3]. 뿐만 아니라 최근 임신성 당뇨병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증가와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4,5]. 본 글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의 심혈관계 위험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임신중 심혈관계 질환

1. 전자간증(Preeclamsia)

임신성 당뇨병과 전자간증은 나이, 출산력, 인종, 임신 전 체질량지수 등의 많은 위험인자를 공유한다. German Perinatal Quality Registry의 임신부 647,392명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나이, 국적, 직업, 흡연, 출산력, 임신 전 체질량지수 등을 보정한 후에도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전자간증의 위험이 1.29배 높아졌다[6]. HAPO 연구에서도 정상 혈당 임신부에서는 4.5%에서 전자간증이 발생한 반면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는 9.1%에서 전자간증이 발생했다(P < 0.001) [7]. 임신성 당뇨병과 전자간증의 공통 병태생리 기전으로는 내피세포 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 혈관신생 불균형(angiogenic imbalance),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증가, 이상지질혈증 등이 거론되지만 여러 가지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8]. 1,000여 명의 경미한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에게 혈당 조절 치료(영양상담, 식사 치료, 필요하다면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 경우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전자간증의 발생이 55% 감소하였다[9]. 하지만 다른 연구들에서는 혈당 조절 치료에 의해 전자간증 발생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최근 10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 치료와 전자간증 발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비교위험도 1.14, 95% 신뢰구간 0.24∼5.45) [10]. 다만 관련 연구가 많지 않아 신뢰구간이 넓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출산후 심혈관계 질환

1.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산모는 출산 후 고혈압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던 여성은 병력이 없던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생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46.8% vs. 37.0%) 더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발병하였다(40.0세 vs. 47.8세) [4]. 240,083명의 여성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나이, 전자간증, 출산력, 흡연력, 인종 및 사회경제적 상태 등을 보정한 후 비만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고혈압 발생 위험을 2배 높였고, 비만한 여성의 경우에는 3.7배 높였다[11]. 프랑스에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없는 1,452,429명과 병력이 있는 62,958명의 여성을 7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나이를 보정한 후에도 임신성 당뇨병은 고혈압 발생을 2.92배 증가시켰다[12].

2.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 발병 위험도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던 여성에게서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한 연구에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출산 후 이상지질혈증의 발생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33.9% vs. 26.3%) 이상지질혈증 관련 약제 복용비율도 높았고(18.4% vs. 13.7%) 더 젊은 나이에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았다(47.6세 vs. 51.9세) [4]. 출산 후 2∼24개월에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과 정상 혈당 수치를 보인 여성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총콜레스테롤(5.06 mmol/L vs. 4.56 mmol/L), 중성지방(1.02 mmol/L vs. 0.86 mmol/L),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3.17 mmol/L vs. 2.57 mmol/L)은 높고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낮았다(1.53 mmol/L vs. 1.73 mmol/L) [13]. 출산 후 3개월 시점에서 비교하더라도 임신성 당뇨병 병력은 이상지질혈증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인자였다.

3.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 역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았다. 출산 후 16개월에 임신성 당뇨병 병력 유무에 따라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을 비교한 연구에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Adult Treatment Panel III 기준(임신성 당뇨병 환자 9% vs. 정상 혈당 환자 1%)과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기준(임신성 당뇨병 환자 14.5% vs. 정상 혈당 환자 2.0%) 모두에서 정상 혈당 환자에 비해 높았다[14,15]. 출산 후 2∼6년에 조사한 다른 연구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의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2.4배 증가하였다[16]. 출산 후 5∼11년에 시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정상 혈당이었던 여성의 4.6∼6.1%에서 대사증후군이 발생한 반면 11.1∼43.0%의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대사증후군이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다[17,18].

4. 죽상동맥경화증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임신 중 정상 혈당이었던 여성과 비교하여 특별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 이는 아마도 임신성 당뇨병이 혈관 내피세포에 영향을 주어 심혈관 질환 발생의 초기 단계인 죽상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일 것이다[19]. 이미 많은 연구에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죽상동맥경화증의 대표적인 대리 표지자(surrogate marker)인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carotid intima-media thickness, cIMT)가 정상 혈당이었던 여성보다 두꺼웠다고 보고하였다[20,21]. Volpe 등[21]은 898명의 여성에게서 임신성 당뇨병 병력을 조사하고 출산 20년 후 cIMT를 비교하는 다기관, 종단, 관찰 연구를 시행하였다[21]. 출산 후 20년 동안 제2형 당뇨병 혹은 대사증후군이 없었던 여성 중 나이, 인종, 출산력, 임신 전 체질량지수를 보정한 후에도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었던 사람의 평균 cIMT가 0.023 mm 두꺼웠다. 흥미롭게도 20년 관찰기간 동안 제2형 당뇨병 혹은 대사증후군이 발생한 여성에게서는 임신성 당뇨병 병력 유무에 따른 평균 cIMT의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제2형 당뇨병 혹은 대사증후군이 발생하기 전에 임신성 당뇨병 그 자체가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5.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출산 후 첫 10년 내에 20∼70%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므로 임신성 당뇨병은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3]. HAPO Follow-Up Study (HAPO-FUS)에서는 출산 후 11.4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정상 혈당 여성보다 제2형 당뇨병(10.7% vs. 1.6%)뿐만 아니라 전당뇨병(41.5% vs. 18.4%) 발생 비율이 높았다[22]. 제2형 당뇨병은 여러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최근 임신성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개의 관련 연구로 시행한 메타분석에서 5,390,591명(101,424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여성을 분석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1.98배 증가하였다[23]. 이러한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증가는 제2형 당뇨병 발생 여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으나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여성에서도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위험이 56% 증가하였다. 출산 후 첫 10년 이내에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할 위험은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 2.3배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임신성 당뇨병 진단기준을 만족하지는 못하는 경미한 고혈당을 가진 여성에게서도 출산 후 12.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위험도가 높았다고 보고하였다[5].

6. 심혈관계 질환 모니터링 및 위험도 관리

2019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는 출산 6∼12주 후 75 g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여 당뇨병전단계 또는 당뇨병 상태가 지속되거나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 검사에서 정상이었다면 매년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24]. 아직까지 혈당 이외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를 모니터링 하는 방법이나 기준, 간격에 대한 일치된 권고안은 없으나 임신성 당뇨병 병력 자체로도 당뇨병 발생의 위험인자임을 고려하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성 역시 높을 것이므로 주의 깊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의 임신 중 혈당관리가 출산 후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연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개선과 약물치료를 하고 10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50% 가까이 감소시켰다[25-27]. 아마도 이러한 임신성 당뇨병의 적절한 관리는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또한 지연 혹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출산 후 체중 조절을 포함한 체계적인 생활습관개선 역시 심혈관계 위험도를 관리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결론

임신성 당뇨병은 주산기 합병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출산 후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최근 들어 임신성 당뇨병이 출산 후 비만 및 제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여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또한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병을 적절하게 관리한다면 태아와 산모의 안전한 출산이 가능하고 장기적으로는 산모의 제2형 당뇨병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여러 심혈관 질환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임신성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임신 중 적절한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 필요하다면 혈당 조절을 위한 약물적 치료, 그리고 출산 후 제2형 당뇨병 선별검사 및 지속적인 생활습관개선이다[28]. 이와 더불어 이제부터는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에 대한 관심 및 적절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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